
스포츠 업계에서 일하던 한 청년이 서른을 앞두고 다시 미국 유학길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에세이 《서른, 다시 미국으로》가 출간됐다.
이 책은 저자 이근경이 진로에 대한 고민과 직장 생활의 방황을 지나 미국 스포츠경영 대학원 진학을 결정하기까지의 과정을 기록한 성장 에세이다. 안정적인 삶에 머무르기보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찾기 위해 다시 도전하는 과정과 그 안에서 마주한 실패, 선택, 가족과의 관계를 솔직하게 담았다.
저자는 열 살 때 홀로 캐나다 유학을 시작했다. 이후 중국과 미국에서 학업을 이어가며 레크리에이션·스포츠·관광 분야를 전공하고 스포츠 경영을 공부했다. 낯선 환경에서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설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은 스포츠였다.
대학 졸업 후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와 스포츠 에이전시, 스포츠용품 및 웨어러블 기기 관련 기업 등에서 약 4년간 근무했다. 겉으로는 스포츠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가고 있었지만,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은 계속됐다.
새로운 답을 찾기 위해 옮긴 직장을 석 달 만에 그만두기도 했으며, 이후 한동안 의욕을 잃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시기를 보냈다. 저자는 이 과정에서 느낀 불안과 무기력, 진로에 대한 혼란을 과장하거나 미화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기록했다.
직장 밖에서는 ‘모두가 스포츠로 주인공이 되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개인 프로젝트 ‘프다타(fromdowntown.)’를 시작했다. 일반인들의 운동 장면을 담은 하이라이트 영상을 제작하고 스포츠 팟캐스트를 약 2년간 운영했으며, 후원용 운동복 제작에도 도전했다.
유튜브 구독자와 영상 조회 수는 기대만큼 늘지 않았지만, 저자는 이 경험을 단순한 실패로 규정하지 않는다. 결과가 크지 않더라도 직접 시도하고 끝까지 실행해 본 경험이 이후의 선택을 가능하게 했다고 말한다.
삶의 전환점은 스물아홉 살에 찾아왔다. 저자는 주변에 알리지 않은 채 미국 대학원 진학을 준비했다. 관심 분야의 교수들에게 100여 통의 이메일을 보내 연구와 진학 가능성을 문의했고, 퇴근 후에는 평일마다 두세 시간씩 자기소개서를 고쳐 썼다.
약 5개월 동안 준비한 끝에 미국 대학원 21곳에 지원해 17곳에서 합격 통보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재정 지원이 포함된 입학 제안을 받았지만, 다른 학교의 결과를 기다리기 위해 제안을 거절했다가 지원 기회를 놓치는 일도 겪었다.
저자는 이후 재정 지원 없이 입학하는 방안까지 고려했으나, 입학을 앞두고 처음 제안받았던 조건과 유사한 지원을 다시 받게 됐다. 그는 2026년 가을 미국의 한 대학 스포츠경영 대학원에 진학할 예정이다.
책에는 유학과 취업, 퇴사, 개인 프로젝트, 대학원 준비 과정뿐 아니라 저자가 2019년부터 기록해 온 일기와 메모도 함께 실렸다. 미국 대학원 지원 당시 제출한 자기소개서와 가족에게 쓴 편지, 부모의 답장도 수록됐다.
특히 아버지가 생일을 맞은 저자에게 전한 편지에는 결과보다 과정, 재산보다 능력, 의존보다 자립을 중요하게 여기는 가족의 가치관이 담겼다. 개인의 진로 고민에서 출발한 이야기는 부모와 자녀가 서로의 성장을 지지하는 가족의 기록으로도 이어진다.
저자는 책을 통해 방황을 무능력이나 실패의 증거로만 바라볼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자신의 삶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일수록 더 오래 흔들릴 수 있으며, 중요한 것은 완벽한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그 선택에 책임지는 태도라는 것이다.
또한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시대일수록 스포츠가 사람을 연결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언어와 문화가 달라도 함께 몸을 움직이고 땀을 흘리는 과정에서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 저자가 오랜 해외 생활을 통해 얻은 결론이다.
《서른, 다시 미국으로》는 목표를 모두 이룬 사람의 성공담이 아니라, 아직 목적지를 향해 가고 있는 청년의 현재진행형 기록이다. 진로와 삶의 방향을 두고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새로운 선택은 특별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나무와바다 펴냄. 188쪽. 1만70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