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선 변호사, 변리사]
[중소기업연합뉴스]김준수 기자 = 2026년 7월 1일부터 코스피·코스닥 상장폐지 요건이 대폭 강화되었다. 시가총액·주가·공시벌점 기준이 상향·강화되었고, 개선기간은 최대 2년에서 1년으로 단축되었다.
상장폐지결정은 행정처분이 아니라 민사상 계약 행위이므로 가처분·무효확인 소송으로 다투지만, 거래소가 패소한 사례는 2018년 감마누 사건 단 1건뿐이다.
감마누도 소송이 아니라 가처분으로 번 시간 동안 감사의견을 적정으로 바꾼 것이 승소 요인이었다. 실질심사 대응의 성패는 심의일이 아니라 그 이전 6개월의 준비에서 갈린다.
2026년 상장폐지 제도, 무엇이 달라졌나
2026년 7월 1일부터 시행된 개정 상장규정은 상장폐지 요건을 이전보다 폭넓게 강화했다.

반기 완전자본잠식 실질심사 사유 아님 실질심사 사유로 추가(2026 상반기 반기보고서부터) 또한 중대·고의적 공시위반은 벌점 누적 여부와 무관하게 단 1회로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
제도 변화와 함께 운영 방식도 바뀌었다.
거래소는 2027년 6월까지 상장폐지 집중관리기간을 운영하며 20명 규모의 전담 조직을 구성했다. 코스닥본부 경영평가에 상장폐지 실적이 반영된다.
올해 코스닥 상장사 약 150개가 실질심사 대상이 될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코스닥 상장폐지 결정 건수는 2023년 8건, 2024년 20건, 2025년 38건으로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상장폐지결정을 소송으로 다툴 수 있는가
다툴 수는 있지만, 행정소송이 아니라 민사소송이다. 상장폐지결정은 행정처분이 아니라 거래소와 상장법인 사이의 상장계약에 기초한 사법(私法)상 행위다. 따라서 회사가 다투는 방법은 다음 두 가지다.
효력정지 가처분은 상장폐지결정의 효력을 임시로 멈춘다. 무효확인의 소(본안소송)는 상장폐지결정 자체가 무효라고 확정 판결을 받는다.
법원의 기업심사위원회·시장위원회라는 전문가 심의를 거친 판단은 원칙적으로 존중한다. 거래소의 재량 범위를 현저히 벗어나 정의에 반하는 경우에만 위법 판단이 가능하다. 즉 법원은 "이 회사가 상장을 유지할 자격이 있는가"를 처음부터 다시 심사해주지 않는다.
감마누 사건, 거래소가 패소한 사실상 유일한 사례
2018년 감사의견 거절을 이유로 상장폐지가 결정된 코스닥 상장사 감마누 사건은 상장폐지결정이 소송으로 뒤집힌 대표 사례로 꼽힌다.
사건 진행 내용을 살펴보면 정리매매 개시 이후 법원이 효력정지 가처분을 인용, 무효확인 소송 1심·항소심 모두 회사 승소, 대법원, 심리불속행으로 상고 기각, 2020년 8월 매매거래 재개 등으로 사건이 진행되었다.
그런데 주의할 점이 있다. 감마누는 선례가 아니라 예외라는 점이다. 상장폐지결정에 대한 소송 자체는 감마누 이전에도 다수 있었다. 그러나 회사가 이긴 것은 감마누가 처음이었고, 그 이후로도 거래소가 이 유형의 소송에서 패소한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 수많은 가처분·본안소송 중 단 한 건의 예외라는 뜻이다.
왜 이겼는가. 승소 근거는 "실체"가 아니라 "개선기간"
법원이 무효로 판단한 근거는 "감마누에게 상장폐지 사유가 없었다"는 것이 아니었다. 회생절차 개시, 사유 해소를 위한 회사의 노력, 재감사보고서 제출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거래소가 추가 개선기간을 부여할 수 있었음에도, 6개월이라는 개선기간 규정에 얽매여 이를 부여하지 않고 상장폐지를 결정했다는 점이 문제였다. 다툼의 대상은 처음부터 사유의 실체가 아니라 개선기간 부여 여부였다.
감마누 사건이 남긴 세 가지 교훈
① 회사를 살린 것은 소송이 아니라 시간이었다 가처분 인용으로 정리매매가 중단된 사이, 2019년 1월 회계법인이 감사의견을 적정으로 변경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가처분이 상장폐지 사유를 없애준 것이 아니라, 회사가 스스로 사유를 해소할 시간을 벌어준 것이다. 그 시간 안에 해소할 사유가 없는 회사에게 가처분은 정리매매를 몇 달 미루는 절차에 불과하다.
② 회사는 이겼지만 주주는 이기지 못했다 당시 주주 개인 308명과 법인 1곳이 거래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는 1심에서 전부 기각되었다.
상장계약의 당사자는 거래소와 회사이지 주주가 아니며, 상장폐지결정이 무효로 판단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그 이전의 매매거래정지까지 곧바로 위법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이유였다. 상장폐지 소송의 승소는 지위의 회복이지 손해의 회복이 아니다.
③ 승패는 이미 개선기간 심의 단계에서 결정되어 있었다 법원이 심사한 것은 "거래소가 무엇을 고려할 수 있었는가"였고, 그 판단 재료는 전부 회사가 심의 전에 제출해 둔 자료였다.
재감사보고서 확보 가능성, 회생절차 진행 경과, 사유 해소를 위한 구체적 노력 등 이런 자료는 심의가 끝난 뒤 소송대리인이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감마누 사건 이후 제도가 개정되면서 회사에 주어지는 시간 자체가 크게 줄었다.
코스닥 실질 심사는 3심제에서 2심제로 축소되었고 최대 개선기간은 2년에서 1년 6개월로 다시 1년으로 단축 등 1심 최대 1년, 2심 최대 6개월로 단축되었다.
감마누는 감사의견 제출기한 연장과 개선기간을 여러 차례 부여받았던 사안이다. 지금 제도에는 그런 여유가 없다. 거래소가 부여할 수 있는 개선기간의 폭이 좁아졌다는 것은, 부여하지 않은 것을 재량권 일탈로 주장할 여지도 함께 좁아졌다는 뜻이다.
실질심사 대응, 언제 무엇을 해야 하는가
대응의 시작점은 심의 이전이다. 횡령·배임 혐의 발생, 감사의견 비적정, 최대주주의 반복적 변경, 자본잠식 확인 등 이런 사실이 발생한 시점부터가 대응의 시작이다.
이 시점 이후의 자금조달·인사·공시는 모두 나중에 기록으로 읽힌다. 심사 개시 후 급하게 이루어진 유상증자나 임원 교체는 개선의 증거가 아니라 심사를 의식한 행위로 평가되기 쉽다.
개선계획서는 의지 표명이 아니라 검증 가능한 이행계획이어야 한다.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문장이 아니라, 누가·언제까지·무엇을 하고·누가 이행을 확인하는지가 구체적으로 적혀야 한다.
자본확충은 계획서가 아니라 투자확약서와 납입 증빙까지다. 인적 청산은 사임서가 아니라 지분 정리와 특수관계 해소까지다. 심의에서 실제로 비중 있게 다뤄지는 것은 계획의 훌륭함이 아니라 계획 중 이미 이행이 끝난 부분의 비율이다.
소명자료는 다른 공적 자료와 어긋나서는 안 된다. 소명서상 매출 전망이 감사보고서·정기공시·세무자료와 맞지 않으면 그 항목 하나만 부정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같은 회사가 제출한 나머지 소명 전체의 신뢰성이 함께 떨어진다. 실무에서 가장 흔한 실패 원인은 부서별로 따로 작성한 자료를 서로 대조하지 않은 것이다.
형식적 요건은 다투는 것이 아니라 계산하는 것이다. 시가총액·주가·자본잠식 요건에는 거래소의 재량이 거의 없다. 재량이 없으면 재량권 일탈·남용도 없고, 소송의 여지도 사실상 없다.
특히 주식병합·감자로 주가 요건을 회피하려는 경우 주의할 점이 있다. 판단 기준일은 이사회·주주총회 결의일이 아니라 변경상장일이다.
관리종목 지정 후 일정 기간 내 병합·감자 총비율이 10대 1을 초과하면 그 자체가 상장폐지 사유가 된다. 이 단계에서 필요한 것은 소송대리인이 아니라 달력과 계산기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상장폐지결정은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나요?
아니다. 상장폐지결정은 거래소와 상장법인 간 상장계약에 기초한 민사상 행위이므로 행정소송이 아니라 민사상 무효확인의 소와 효력정지 가처분으로 다툰다.
Q2. 가처분을 받으면 상장폐지를 막을 수 있나요?
가처분은 상장폐지 사유 자체를 없애주지 않는다. 정리매매를 일시적으로 중단시켜 시간을 벌어주는 절차일 뿐이며, 그 시간 안에 회사가 실제로 사유를 해소하지 못하면 결국 상장폐지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Q3. 감마누 사건처럼 소송으로 이길 수 있는 회사가 많은가요?
아니다. 감마누는 거래소가 패소한 사실상 유일한 사례이며, 그 승소 근거도 상장폐지 사유의 부존재가 아니라 개선기간 미부여라는 절차적 하자였다. 이후 유사한 승소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
Q4. 2026년 개정으로 회사에 불리해진 부분은 무엇인가요?
코스닥 실질심사가 3심제에서 2심제로 축소되었고, 최대 개선기간이 2년에서 1년으로 단축되었다. 공시벌점 기준(15점→10점)과 시가총액 기준도 강화되었다. 회사가 사유를 해소할 수 있는 시간 자체가 줄어든 것이 핵심 변화다.
Q5. 실질심사 대응은 언제부터 준비해야 하나요?
실질심사 통보를 받은 이후가 아니라, 횡령·배임 혐의, 감사의견 비적정, 자본잠식 등 실질심사의 단초가 되는 사실이 발생한 시점부터다. 심의일에는 이미 제출된 서류로만 승부가 갈리기 때문에, 실질적인 대응은 심의 6개월 이상 이전에 시작되어야 한다.
칼럼 제공 정선 변호사(변리사)소개
정선 대표는 변호사와 변리사로 前 한국거래소 코스닥 상장부·법무팀·심리부 역임. 상장폐지 실질심사 및 관련 소송 실무를 다수 담당했으며, 현재 기업 상장 및 상장폐지 대응 전문가로 활동 중이다.
문의: sun.jung230718@gmail.com









